정비료 인상·손해율 상승…하반기 車보험료 큰 폭 오르나
'OBD 무료임대' 상품 출시예정에도 대부분 할인제도는 지지부진
자동차 정비요금 인상,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등으로 하반기 자동차보험료가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요일제 차량 및 중고부품 이용 차량 등 자동차보험료 할인 관련 제도들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지난 18일 자동차보험 적정 정비요금을 종전보다 18% 오른 2만1553~2만4252원으로 정했다.
보통 정비요금이 1000원 인상되면 자동차보험료는 1%의 인상 요인이 생긴다. 이에 따라 이번 정비요금 인상으로 보험료는 평균 3.4%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보험개발원이 금융당국에 신고한 자동차보험 특별요율 변경안 에 따르면, 오토매틱(자동변속기) 차량 운전자에 대한 할인 혜택이 사라진다.
현재 오토 차량에 대해 현대해상과 LIG손보는 보험료를 3.3%, 메리츠화재는 1.7%, 하이카다이렉트는 6%를 각각 깎아주고 있다.
또 ABS(미끄럼방지 제동장치) 장착 차량에 대한 보험료 할인 폭도 현행 3%에서 1.5%로 축소된다.
들쑥날쑥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자동차보험료에서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율로, 보험사는 적정 손해율을 72% 정도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73.7%, 4월 72.7%였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달 76.7%로 급등했다.
앞으로 7~8월 휴가철이나 추석 연휴기간이 있는 9월을 비롯, 하반기는 통상 상반기보다 손해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동차 보험료 할인을 위해 마련된 제도들은 실적이 미미하거나, 아예 상품 판매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달부터 시행된 요일제 자동차보험의 경우 기계값 부담과 보험사들의 홍보 부재, 판매 채널 부족 등으로 외면받고 있다.
1년간 3회까지 지정한 요일에 차를 운행하지 않으면 보험료의 8.7%를 깎아주지만, 실제 운전자들의 호응도는 낮다.
차량 운행정보확인장치(OBD) 제작업체 오투스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447개의 주문만 들어왔다.
2009년 10월 현재 전국의 요일제 차량보험 적용대상 차량이 975만7020대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극히 저조한 실적이다.
이같이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비싼 OBD가격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할인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직접 구입해 설치해야 하는데, OBD 가격은 기계값 4만 5000원에 부가세 10%를 더해 4만9500원에 달한다. 기계값을 감안하면 실제 할인혜택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메리츠화재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이르면 다음 달부터 요일제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OBD를 무료로 임대해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수리시 중고부품을 활용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상품 출시도 늦어질 전망이다. 보험업계가 중고부품활용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인프라 구축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은 현재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중고부품 활용시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상품 도입을 위한 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이 상품은 연식 3년 이상인 자신의 차량을 수리할 때, 새 부품 대신 중고 부품을 사용하면 자기차량피해보험의 보험료를 7~8% 깎아준다. 금감원은 차량 앞문과 뒷문, 보닛, 옆 거울 등 14개 부품에 우선 적용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중고부품을 통해 차량을 수리할 경우에만 보험료를 할인해주기 때문에, 유통전산망 구축 및 품질인증제도 도입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보험개발원은 유통전산망 구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현재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논의를 진행함과 동시에 전산망 구축을 위한 준비까지 병행하고 있다”며 “TF팀이 구성돼 활동한지 약 2개월이 지난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