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회사 만드는게 꿈”
“국내 무대는 너무 좁다… M&A 불패 신화 딛고 세계 100大 은행 진입” |
신한금융지주가 LG카드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 금액으로 7조2000억원을 적어내 경쟁사였던 하나금융지주를 제쳤다. 금융가에선 “주당 1000원을 더 써내라”는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의 결단이 인수전의 백미로 회자된다. 라응찬 회장과 신한지주는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
지난해 초 서울시내 한 호텔. 이헌재(62) 당시 경제부총리와 라응찬(68)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승유(63)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자리를 함께했다. 라 회장과 김 회장은 각각 후발은행이던 신한과 하나를 ‘금융 4강’으로 키운 ‘오너급 전문경영인’이다. 금융 명가 자리를 놓고 일합을 겨루고 있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경제 수장과 라이벌 뱅커가 머리를 맞댄 이유는 외환은행과 LG카드 처리의 ‘교통 정리’를 위해서였다.
‘이·라·김 회동’의 결론은 이랬다.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신한지주는 참여하지 않겠다. 대신 LG카드 때는 하나지주가 빠진다.” 결국 “외환은행은 하나지주를, LG카드는 신한지주를 밀어준다”는 것이 3인의 합의 내용이다. 보기 드문 신사협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세 사람의 신사협정은 지켜지지 않았다.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하나지주가 물을 먹었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국민은행이 6조9000억원을 적어 내 외환은행의 새 주인이 됐다. 하나지주가 급해졌다. 국민·신한·우리금융에 밀리면서 ‘금융 4강 구도’에서 약체로 몰리게 된 것. 김승유 회장에게 신사협정은 ‘한가한 소리’였을 것이다.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이상 ‘원인 무효’이기도 했다. 김 회장은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결국 한 사람은 “폭탄주 돌릴 날을 잡자”며 크게 웃었고, 한 사람은 쓴웃음을 짓게 됐다. 신한지주는 주당 6만8410원에 채권단 지분 61%를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주당 6만8500원에 지분 64.6% 인수를 제시한 하나는 이번에도 고배를 마셔야 했다. ‘1000만 인의 카드’를 접수한 라 회장은 금융 지존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고, 김 회장은 하루아침에 약체로 전락했다. 인수 실패를 보고받은 김 회장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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