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2일 월요일

세상에서 가장 값진 10원짜리 동전 6111개의 '자선'

세상에서 가장 값진 10원짜리 동전 6111개의 '자선'. 지난 9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에는 20㎏에 달하는 A4 크기의 박스가 도착했다. ...

 


【서울=뉴시스】

지난 9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에는 20㎏에 달하는 A4 크기의 박스가 도착했다. 비닐봉투 등으로 겹겹이 포장된 이 박스엔 편지와 함께 10원짜리 동전 6111개가 들어있었다.

동전의 주인은 전남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에 사는 사경문씨(48). 그러나 동전을 전달한 사람은 전남장흥지역자활센터에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일하는 김은주씨였다.

김씨는 편지에서 "어쩌면 5000원도 되지 않을 수도 있고 3000원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소중하고 알차게 쓰였으면 하는 바람하나 뿐입니다"라고 적었다.

김씨가 편지로 전한 사연은 가슴이 뭉클했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자활사례 관리 일을 하다가 사씨를 처음 만났다. 당시 사씨는 2005년 편평상피세포암종이라는 일종에 구강암에 걸려 수술을 받았지만 후유증으로 얼굴이 뒤틀리고, 걸음걸이까지 불편한 상황이었다. 그해 12월 다시 만난 사씨는 김씨에게 "내가 수술을 하기 전부터 어렵게 사는 사람을 위해서 10원짜리 동전을 모아 왔는데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우선 모아 놓은 것부터 어려운 이웃에게 보태고 싶네요. 10원짜리라 얼마 되지 않겠지만 내가 이웃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고 이제 그 돈은 내 돈이 아니니 선생님이 이웃에게 전달해 주시면 좋겠네요"라고 말했다.

사씨의 어려운 상황을 알고 있던 김씨는 받기를 주저했다. 그러나 사씨는 "이미 남을 위해 쓰겠다고 모은 돈이라 미련이 없으니 선생님이 과자를 사 먹던지, 이웃을 돕든지 알아서 하라"고 딱 잘라 말했다.

최근 김씨가 동전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보내게 됐다고 전하자 사씨는 "그 돈은 내 돈이 아니라니까요. 나 지금 또 모으고 있어요. 500원 짜리로 모으면 좋겠지만 돈이 궁하면 쓰게 돼 10원짜리를 모으고 있어요. 많이 모아 놓았어요"라고 말했다.

사씨는 수술을 받기 전부터 매년 농사지은 쌀을 어려운 이웃에게 보내는 등 이웃돕기를 꾸준히 해왔다고 김씨는 전했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본인도 어려운데 소중한 정성을 모아주신 사씨에게 감사드린다"며 "그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기부한 것은 아니지만 그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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