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일 월요일

다기능기술자 과정 [Technician's Course]

 

오늘날 산업사회의 인력구조는 노동집약적 산업의 인력구조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기술집약적 산업에서 지식집약적 산업이나 정보집약적 산업으로 변화해 가는 추세에 있으며, 인력구조도 단순기능보다는 다기능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정부에서는 1993년에 신인력정책을 수립하여, 그간 기술공 또는 중간기술자 등으로 불리던 technician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루는 계획을 수립하게 되었다. 그 일환으로 종래 기능장(master craftman) 양성을 주임무로 하던 기능대학의 역할을 1994년도부터 다기능기술자 양성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Technician 계층에 대한 공식적(법적) 우리말 번역이 '다기능기술자'로 채택된 것 역시 위의 계획에 의해서였다(김덕호 외, 1994: 4).

1. 다기능기술자의 개념

다기능기술자란, 관련분야의 둘 이상의 직종에 관한 실기기능과 당해 기능을 기술이론분야의 영역에까지 연계시킬 수 있는 능력을 함께 갖춘 자를 말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기업에서 제품생산을 위한 전공정은 연구개발로부터 설계, 공정계획, 가공제작, 측정 수리 등으로 나누어진다. 기술자(engineer)가 주로 수행하는 임무는 제품의 연구개발과 설계 등의 일이며, 기능인(craftman)은 주로 제품의 가공·제작 등에 종사한다. 여기서 누군가는 기술자가 설계한 결과를 가지고 기능인들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중간 가교 역할을 수행해 주어야 하는데, 이들 인력계층을 다기능기술자라 부른다(한국직업능력개발원, 1998: 962).
즉, 다기능기술자는 이미 정해진 방법 또는 축적된 기능에 의존하여 작업하기보다는 일 또는 작업의 전체적인 공정을 기술적, 이론적으로 완전히 이해하며, 필요에 따라서 기술적 판단도 내릴 수 있는 수준의 능력을 가진 자로서, 제품의 제작설계 또는 작업공정 설계에서 기술자를 돕고, 그로부터 지시를 받아 숙련공 또는 기능공에게 작업지시를 하는 사람이다(류창열, 1994: 29).

2. 다기능기술자의 양성과정

다기능기술자는 수준 높은 수학, 물리, 화학 등의 지식과 전문이론 지식을 포함하므로, 고등학교 이후의 수준, 즉, 전문대학 수준에서 배출되는 인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다기능기술자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높은 반면, 전문대학을 통해 배출되는 인력은 부족한 실정임에 따라 최근에는 기능대학 개편을 통해 다기능기술자 양성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 직업훈련원 중 시설·장비가 우수한 기관들로부터 기능대학으로 개편하고, 그 밖의 훈련기관은 직업전문학교로 명칭을 바꾸고 2급 기능사 수준의 기초기능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였다.
기능대학으로 체제개편이 단행되면서 기능장 과정은 재직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입학자원 모집의 어려움 등이 고려되어 단계적으로 야간과정으로 전환되기 시작하였고, 주간에는 다기능기술자 양성과정을 주 과정으로 개설, 운영하게 되었다. 다기능기술자 과정의 입학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자 및 졸업예정자로 하였고, 1997년부터는 기초기능을 보유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기능자격 소지자, 기능경시대회 입상자, 산업체 근무경력(18개월 이상)자 등을 모집정원의 40% 범위 내에서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기 시작하였다. 또, 국가기술자격제도를 개편하여 다기능기술자 자격등급을 새로이 신설하기도 하였다.

3. 다기능기술자 과정의 문제

산업의 고도화와 정보·지식기반 사회의 도래와 함께 다기능기술자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그 추세가 지속될 것이다. 그것은 대학을 졸업한 기술자들의 경우에 이론적 능력과는 달리 가공제작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한편 현대화된 생산설비는 대부분 자동화되어 있는데, 이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은 물론 각종 제어 등의 새로운 기능이 필요한데, 다기능기술자는 이런 부분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한국직업능력개발원, 1998: 962).
그러나 종전의 직업훈련원을 기능대학으로 개편하여 1994년부터 시작한 다기능기술자교육과정은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미진학 청소년을 대상으로 2년간의 장기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직업교육기관인 공업전문대학의 양성과 정과의 구별이 점차로 불분명해지고 있다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특히, 1996학년도부터는 아예 전문대학 학위를 수여하게 되어, 공공직업훈련기관이 국립전문대학화 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심재용, 1997: 79).
기능대학은 숙련근로자를 다양한 실기와 이론적 지식을 겸비한 중간기술자로 육성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가일층 노력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덕호·이종태·임영필(1994), 신인력정책과 고용보험제 도입에 따른 공단의 역할, 한국산업 인력관리공단.
류창열(1994), 직업-기술교육의 이론과 실제, 충남대학교 출판부.
심재용(1997), 직업훈련과 정부역할, 자유기업센터.
한국직업능력개발원(1998), 직업교육훈련 100년사.

강재태(경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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