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중소기업 생존론 ... 얼마 전 중소기업 A사를 방문했을 때 이 문구가 그대로 벽에 걸려 있었다. 이 회사는 책 저자까지 초청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강연회 ...
![]() |
경영 부문 베스트셀러로 화제에 오른 ‘일본전산 이야기’에서 나가모리 시게노부 일본전산 사장이 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얼마 전 중소기업 A사를 방문했을 때 이 문구가 그대로 벽에 걸려 있었다. 이 회사는 책 저자까지 초청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열었다고 했다. 회사 사장이 일본전산에 주목한 이유를 묻자 먼저 인재 얘기를 꺼냈다.
“경제난으로 취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중소업체에는 다른 나라 얘기입니다. 회사가 성남에 위치해 있는데, 서울서 대학 나온 졸업자들은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회사를 키우기 위해선 인재가 필요한데 중소기업 입장에선 한계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흔히 인재 하면 일류대 출신을 생각하지만 일본전산은 달랐다. 삼류 인재들의 눈물겨운 분투기가 나온다. 사업 초기 일본전산은 평범한 인재를 데려올 수밖에 없었다.
나가모리 사장은 명문대 출신을 뽑지 못하는 대신 직원 채용전형을 좀 특별하게 했다. 지원자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는지, 밥은 빨리 먹는지, 화장실 청소는 잘하는지 등을 따졌다. 능력은 좀 부족하더라도 성실성과 열정이 있는지 눈여겨봤다. 채용한 직원이 업무상 실수를 할 때면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냈다. “직원들을 질책하지 않다가 회사가 힘들 때 구조조정을 운운하는 이는 경영자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게 나가모리 사장의 경영신조다. 사장의 질책과 직원들의 ‘무대포’ 정신 속에 회사는 매출 8조원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인재 문제로 고민하던 A사 사장은 일본전산에서 희망을 찾았다. 나가모리 사장이 강조한 구호를 사내 곳곳에 붙이고 직원들의 자기개발을 위해 도서 구입비와 온라인 MBA 강의 지원 등을 확대 실시했다. 그 결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직원들의 근로 의욕은 더 고취되고 업무 집중도도 크게 향상됐다고 했다. 한 사원은 “입사 당시에는 주변 시선이 의식됐지만 이제는 대기업 다니는 친구한테 오히려 당당히 회사를 자랑한다”고 말했다.
불황으로 모든 기업들이 어렵지만 특히 중소기업들은 경제위기와 인력난으로 이중고를 겪는다. 정부에서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이 체감하는 효과는 미미한 형편이다. 그렇다고 마냥 정부의 추가 지원책을 기다릴 순 없는 노릇이다. 일본 기업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는 한 중소기업의 모습은 그래서 시사점이 크다. “작은 시도였지만 회사가 크게 변하는 걸 느낀다”는 중소기업 사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느껴졌다.
경제 위기 시 생존은 모든 기업에 똑같이 요구된다. 냉정하지만 현재 중소기업은 정부 지원책을 떠나 제 갈 길을 찾아야 할 때다. 어려운 요즘 위기에 적극 대응하는 중소기업들이 더 많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