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홍보대행사인 (주)인컴브로더 윤지현 AE(홍보컨설턴트, 여·28)는 사회부 기자 못지 않은 긴장감 ..[ 뉴스메이커 677호 ]. 홍보대행사 '변신의 계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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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대행사가 21세기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한 홍보대행사가 진행하고 있는 이벤트 행사장에서 홍보도우미가 상품을 알리고 있는 모습. |
300여 업체 ‘활약’ 10년 만에 10배 증가… 경쟁력 높이려 ‘몸집 불리기’ 나서기도
홍보대행업계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천문학적인 자금력과 100년 전통의 노하우로 무장한 글로벌 기업부터 특정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부티크 형태의 소기업까지 많은 기업이 국내 홍보대행시장에 나서고 있다. 다양해진 고객(기업·정부) 출현과 높지 않은 시장 진입장벽에 힘입어 최근 홍보대행사란 간판을 내건 업체들이 잇따라 시장 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현재 PR대행사란 타이틀로 사업을 하는 홍보대행사는 줄잡아 300여개사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10여 년 전 30여 개 수준이던 점에 비춰보면 10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상하관계에서 수평적 파트너로
우리나라에 홍보대행사라는 업종이 시작된 것은 불과 20여 년 전이다. 미국 등 선진국이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 홍보대행사의 역사는 짧다. 하지만 비약적인 발전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역사적으로 전무후무할 정도로 발전속도가 빠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국내에 명함을 내민 홍보대행사는 한때 시행착오를 겪은 후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홍보대행사가 출현하기 이전에는 홍보대행사란 용어조차 없었다. 대부분 광고회사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또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초에 걸쳐 불어닥친 벤처열풍에 힘입어 급증한 홍보대행사는 이때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0년 초를 전후한 2∼3년은 홍보대행사에는 최고의 황금기였다”면서 “코스닥등록으로 자금이 비교적 풍부해진 벤처업체들이 크게 늘면서 적지 않은 자금이 홍보대행사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홍보대행사 사이에서 코스닥등록기업은 황금을 캐는 노다지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다. 예산집행이 풍부했고 주먹구구식 결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 홍보 관련 업무 종사자는 물론 기자 등 수많은 사람들이 앞다퉈 홍보대행사 시장에 뛰어들었다. 물론 큰 호황도 누렸고 역할도 컸다.
실제로 1999년 말 LG그룹 출신이 주축이 돼 만든 ‘벤처피알’은 설립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만 해도 대기업 홍보담당자가 홍보대행사로 진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또 2000년 1월에는 우방그룹 직원들이 ‘아이피알’이라는 회사를 차려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 대기업 출신이 차린 홍보대행사는 다년간 홍보경력과 대기업, 언론계, 관료 등의 인맥을 활용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 기존 광고대행사를 위협했다.
이런 역사를 갖고 있는 홍보대행사업계가 최근 큰 변화의 바람에 놓여 있다. 홍보대행사가 우후죽순처럼 늘면서 기존 업체와 신생 업체 간, 외국계기업과 토종기업 간의 치열한 힘겨루기는 눈물겨울 정도다. 일각에선 이전투구 양상마저 우려할 정도다. 또 높아진 위상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홍보대행사의 높아진 위상과 이에 따른 변화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광고대행사는 홍보대행사에 절대적인 존재였다. 또 이벤트 회사도 홍보대행사의 상전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역전현상이 뚜렷하다. 10년 전만 해도 일감을 이벤트 회사가 홍보대행사에 줬지만 최근엔 그 반대가 된 경우가 많다.
2000년 초부터 2~3년 동안 황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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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컨설턴트업체인 ‘마콜’ 이윤희 대표가 2005년 공공부문 PR대상을 수상하고 있다. |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광고대행사와 이벤트 회사 등은 홍보대행사의 상전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상황이 역전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엔 홍보대행사가 광고대행사와 이벤트업체에 일감을 주는 형태로 점차 바뀌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으로부터 홍보대행사가 일감을 따고 광고와 이벤트를 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또 클라이언트(고객)과 홍보대행사의 관계자 수직적이었지만 최근엔 파트너십 관계로까지 발전했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가 됐다. 물론 초기 단계지만 큰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이와 함께 클라이언트에 대한 홍보대행사의 거부권도 빼놓을 수 없다. 부당하거나 도적적으로 문제가 있을 경우 홍보대행을 거부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그만큼 발언권과 함께 대행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물론 일부는 가격덤핑 등 제살 깎아 먹기식 수주전에 뛰어드는 경우도 있다.
또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경쟁상대로만 여겼던 업체끼리 연합을 하는 합종연횡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커뮤니케이션신화(대표 조재형)와 미디컴(대표 이재국), 오피큐알(대표 이백수) 등 3개 PR(홍보)업체가 사업장을 합치고 브랜드를 ‘피알원’으로 통합했다.
이들 3개사는 이를 위해 지주회사 격인 ‘피알원’이라는 회사를 별도로 설립했다. 이와 함께 각사 부설조직이던 연구 및 제작 부문을 통합해 ‘피알원전략연구소‘와 ‘피알원크리에이티브’ 등 2개의 계열사를 추가로 세웠다. 이들 기업은 앞으로 수주하는 프로젝트별로 각사의 인적 자원을 차출해 활용하는 한편 각 사마다 차별화한 마케팅 솔루션 등도 공동 자원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이번 통합으로 3사는 컨설팅 인력 80여 명에 연구 및 지원 조직을 합쳐 100여 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PR사가 됐다.
조재형 공동대표는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업계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업체간 경쟁력을 합칠 필요가 있다”면서 “통합브랜드를 통해 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 태어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각 사의 경쟁력을 합친 기업 탄생이 불가피하는 것이다. 또 조 대표는 “몇 년 전만 해도 경쟁업체라고만 생각했지 공동 운명을 가진 동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최근엔 각 업체의 경쟁력을 함께 공유할 경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홍보대행사 메타커뮤니케이션즈와 윈컴피알, 엠디앤컴이 정보기술(IT)홍보대행업계에서 처음으로 통합브랜드 ‘WMD(Worldwide Marketing Developer)’를 연초 출범시켰다.
통합브랜드 ‘WMD’ 출범은 3사가 각각 독립채산제 형태로 법인을 유지하되, 고객서비스에 대해서는 홍보효과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조직과 인력, 노하우 등을 상호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통합 첫해인 올해에는 각 사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형태의 ‘경영 노하우 통합’을 이루고 이후 단계적으로 ‘채용’에서 ‘직무교육’, ‘인사시스템’, ‘재무’까지 통합해 경영측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3사는 또 통합브랜드 ‘WMD’로 대고객 서비스에 나설 경우 ‘사전 여론조사’에서 ‘홍보전략수립’, ‘홍보프로그램 실행’ 및 ‘프로모션’에 이르기까지 홍보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밝혔다.
이런 합종연횡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외국계 제휴 홍보 대행사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홍보업계에서 국내에 기반을 둔 글로벌 홍보대행사의 탄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제휴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정부, 지자체, 로펌도 주요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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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대행사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짐에 따라 우수인력이 몰리고 있다. 한 홍보대행사 임직원들이 단합대회를 하고 있다. |
홍보대행사가 산업화로 진화하면서 역할과 위상도 눈에 띄게 바뀌었다. 단순히 클라이언트에게 대(對) 언론 홍보역할만 하던 데서 벗어나 최근에는 마케팅은 물론 위기관리까지 다양한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PR인사이트 박은영 실장은 “최근 홍보대행사의 역할이 다양해지고 위상 또한 크게 높아졌다”면서 “단순한 기업홍보에서 최근엔 기업이 요구하는 마케팅, 위기관리까지 고도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화는 그동안 기업의 전유물로 여겼던 홍보대행사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심지어 로펌도 주요 고객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 기관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 전 산업으로 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여성가족부를 비롯해 국정홍보처 등은 홍보대행사로부터 전문적인 홍보컨설팅을 받고 있다. 나아가 최근엔 정치인까지도 홍보대행사를 활용해 정책 및 개인을 홍보하고 있다.
(주)커뮤니케이션신화 임내형 PR3팀장은 “최근 들어 기업 못지않게 공공기관도 중요한 고객사로 떠올랐다”면서 “좋은 정책 등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홍보 전문가집단을 통한 전달”이라고 말했다. 임 팀장은 “기업들의 홍보는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지만 정부 등은 즉각적인 반응보다 다소 늦더라도 정확하고 알찬 홍보방향에 역점을 두는 게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로펌들도 홍보전담직원을 두거나 홍보대행사를 선정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홍보전에 나섰다. 딱딱하고 홍보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여겼던 법률회사가 홍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파격적이다. 법무법인 광장은 홍보대행사 ‘미디컴’을 통해 대외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광장은 국내 로펌이 외국계 로펌에 비해 실력이 뒤떨어지는 것처럼 일반인들이 인식하고 있어 이러한 선입관을 깨기 위해 홍보전문회사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홍보에 가장 먼저 눈을 떴다. 홍보대행사에 업무 외주를 줬다가 현재는 자체 인력을 통해 홍보업무를 전담하게 했다. 또 일부 대기업들은 최근 홍보실과는 별도로 홍보대행사와 접촉해 주요 사안에 대한 홍보전략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우수 인력 확보에 운명 달렸다
홍보대행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과당경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게 이들 업체의 입장이다.
대표적인 기업이 ‘마콜’이다. 세계적인 기업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있는 마콜은 2000년 국내 처음으로 헬스케어 전문 홍보대행사로 출범했지만 최근엔 마케팅컨설팅그룹으로 변신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클라이언트는 세계적 제약기업인 화이자를 비롯해 얀센, MSD, 베링거잉겔하임 등이다.
마콜 이윤희 대표는 “최근 국내 홍보대행사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역동성 있는 시장으로 커졌다”면서 “홍보대행뿐만 아니라 기업의 전반적인 마케팅 등을 함께 하는 기업으로 퀄리티를 높여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홍보대행사뿐만 아니라 마케팅컨설팅업체의 최대 경쟁력은 우수한 인력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임직원에 대한 재교육 등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콜은 3년 후 싱가폴로 본사를 옮겨 범 아시아권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마케팅컨설팅그룹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인터뷰/한국PR기업협회(KPRCA)조재형 회장
“시장경쟁에 따라 업계 재편될 것”
- 홍보대행사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예전에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단순히 홍보자료를 배포하고, 언론에 보도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 하지만 최근엔 다양한 형태의 기능이 가미된느 등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의 마케팅은 물론 위기관리까지 종합컨설팅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 KPRCA 회원사가 대부분 대형업체 위주고, 회원사가 적은 것 같은데.
“협회가 만들어진 계기는 2000년 12월이다. 당시 윤리현장에 동의하는 기업 위주로 창립했다. 현재 30여개가 가입되어 있지만 회원사를 확대하는 데 노력할 생각이다. 최근 회원사로 가입하겠다는 기업이 늘고 있다.”
- KPRCA 당면 현안은 무엇인가.
“1988년 이후 독자적 산업으로 태동한 국내 PR 업계는 현재 양적·질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며 전문적 PR산업의 발전을 이루어내고 있다. 앞으로는 학회 등과 함께 발전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는 데 큰 관심을 둘 계획이다. 또 글로벌기업과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회원사간 머리를 맞댈 생각이다.”
- 홍보대행사가 300여 개에 달하는 등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지적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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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홍보대행업체가 진행하고 있는 이벤트 행사. |
“짧은 역사에도 홍보대행사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커졌다. 물론 업체가 많다보니 과당경쟁이 일어나고 일부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시장경쟁 논리에 의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PR시장은 10%도 개발되지 않았다. 나머지 90%가 있기 때문에 포화상태는 아니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