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공채에서 지난해에 이어 지원자의 졸업 학기를 제한하면서 취업재수생들은 다시 한 번 땅을 쳤다. 삼성은 채용대상을 2006년도 2월 졸업자 또는 8월 졸업예정자로 정했다.
기업 인재채용에 있어 학력과 연령 등의 제한을 없앤 ‘열린 채용’이 확산되고 있기는 하지만 나이가 많거나 졸업한 지 오래된 지원자들은 아직 이 같은 추세를 체감하기 어렵다.
열린 채용을 표방하는 기업도 정작 서류전형에서는 지원자의 연령을 상당부분 고려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아직 연령이나 졸업학기에 제한을 두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고연령 취업재수생들이 고시와 공기업으로 몰리고 있다. 연령 제한이 없거나 상대적으로 느슨하고, 시험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특히 공기업은 학점이나 어학점수 등 이른바 ‘스펙’이 낮은 취업재수생들에게도 유혹적이다.
지난 2월 고려대 공과대학부를 졸업한 장모(28) 씨는 국내 모 공기업에 입사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최근 전기기사자격증 시험에 응시했다. 장씨는 “공사는 무엇보다 안정적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며 “낮은 학점을 커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라고 귀띔한다.
서강대 취업정보과 관계자는 “공기업 응시 열기는 2003년 공사 합동공채가 실시되면서부터 급격히 올라간 것 같다”며 “실제 공사 입사자들 중에는 졸업자와 경력자가 상당수”라고 밝혔다.
성균관대 경력개발센터의 한 관계자도 “최근에는 취업상담 10건 중 3건꼴로 공사나 공기업 관련 문의”라며 “높은 경쟁률을 뚫으려면 어학점수 등이 만점에 가까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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