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동아일보,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이달 CMA 신용카드 등장 앞두고 직장인들 계좌 갈아타기 ‘고민’
은행선 “대출-안전성 따지세요”
‘은행 월급통장, 증권사로 바꿀까 말까?’
1일부터 월급통장 교체를 놓고 직장인들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다. 증권회사들이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높은 금리에 더해 CMA로 카드 대금을 직접 결제할 수 있는 ‘CMA 신용카드’를 이달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7월경 소액지급결제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어서 은행권의 단기 수신자금이 CMA 쪽으로 대거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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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MA의 화끈한 변신
지금까지 CMA는 공휴일에 입출금이 불가능했고, 해당 증권사와 제휴하지 않은 카드회사나 보험회사 쪽으로 돈을 보낼 수도 없었다. 또 CMA 체크카드는 계좌에 잔액이 남아 있어야 결제가 가능했고 할부거래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새로 선보이는 CMA 신용카드로는 계좌에 잔액이 부족해도 물건을 살 수 있고 할부거래도 가능해진다. 7월 소액지급결제가 시작되면 CMA 계좌를 통해 △주식투자 △자동이체 △송금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수시입출금 같은 서비스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되며 거래시간의 제약도 사라진다. 은행 계좌로 하던 모든 거래를 CMA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마케팅 총력전에 돌입했다. 사실 CMA 자체로는 증권사의 수익에 큰 도움이 안 되지만 계좌로 들어온 자금을 이용해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른 상품을 팔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신영증권 박은준 연구원은 “CMA에 신용카드와 지급결제 기능이 더해지면 중장기적으로 은행권 단기수신 중 20조 원 정도가 증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내 월급 어디에 넣을까
증권사들은 고금리와 각종 부가서비스로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고, 은행은 안정성과 대출금리 우대를 무기로 고객을 붙잡고 있다.
CMA의 현재 금리는 평균 연 2.5% 선으로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보다 높다. 증권사들은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지급한다’는 장점을 부각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출시한 CMA ‘서프라이스’ 가입자에게 300만 원 한도로 연 4.1%까지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펀드, ELS 등 증권사가 판매하는 투자상품에 가입하기에도 CMA가 편리하다. ‘투자의 허브 계좌’가 되는 셈이다. 일부 증권사는 자사 CMA를 통해 적립식펀드 등 투자상품에 가입한 투자자에게 이체·출금 수수료를 면제하고 투자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다양한 부대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반면 5000만 원까지 예금자보호가 되는 종금형 CMA를 제외한 나머지 CMA는 최악의 경우 원금손실이 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은행의 가장 큰 무기는 대출과의 연계성이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구현수 과장은 “입사 초기에 증권사 CMA에 가입한 고객들도 결혼, 이사 등으로 대출을 받게 되면 거래실적을 높이기 위해 은행 계좌로 옮기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급여이체를 한 고객에게 대출금리를 낮춰주거나 한도를 늘려주기 때문이다.
희망재무설계 송승용 컨설팅팀장은 “은행 계좌를 쓴다고 해도 신용도가 좋지 않거나 꾸준히 거래하지 않으면 대출금리를 우대받기 어렵다”며 “100원이라도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는 곳과 거래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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