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과 피아트 등 유럽의 대형 업체들이 시동을 건 인수합병 전쟁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볼보, 사브, 허머 등 이미 시장에 나온 전통의 브랜드들은 이 기간 ...

■ GM파산보호 신청이후 글로벌 자동차업계 지각변동
도요타-폴크스바겐 선두권
현대·기아, 포드 등과 톱3 진입 놓고 경쟁할 듯
세계 최대의 자동차기업이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1일 파산보호 신청을 함에 따라 세계 자동차시장이 격변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동안 자동차시장의 전체 규모는 커지지 않는 가운데 업체 간 합종연횡이 심화되고 4∼6위 기업들 간에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는 등 혼전(混戰)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자동차기업들로서는 당장 1, 2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기가 왔다.
○ 자동차산업 주도권, 중국으로 이동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2011년 후반까지는 자동차시장이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2, 3년은 세계 자동차업계 전체의 시스템이 재편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폴크스바겐과 피아트 등 유럽의 대형 업체들이 시동을 건 인수합병 전쟁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볼보, 사브, 허머 등 이미 시장에 나온 전통의 브랜드들은 이 기간 중 주인을 찾지 못하면 ‘공중분해’될 위험마저 있다.
구조조정을 마친 도요타와 몸집 불리기에 나선 폴크스바겐그룹이 선두권을 형성하리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그 외의 자동차기업들은 3위권 또는 5위권에 들어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바로 현대·기아자동차가 서 있는 위치다.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와 ‘톱3’ 진입 경쟁을 벌일 업체로 르노닛산, 포드, 뉴 GM 등을 꼽았다.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산업의 주도권 자체가 미국에서 동북아, 특히 중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박사는 “동북아시아는 이제 자동차의 최대 생산기지일 뿐만 아니라 최대 시장이기도 하다”며 “중국은 이번 위기 과정에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가 경쟁력을 갖춘 중국 자동차기업들이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에서 성장하는 것은 한국 업체에는 큰 위험이다. 현영석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2021년경이면 중국의 자동차 생산량이 미국과 일본의 생산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중국이 헤게모니를 잡게 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쌍용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가 흔들리면서 현대·기아차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르노그룹이 투자 확대를 추진 중인 르노삼성자동차가 어느 정도 견제 세력 역할을 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 “소형차와 미래차가 ‘만능’ 아니다”
GM과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기업들의 몰락은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도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차, 소형차에 무관심했던 탓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기업들이 이 ‘교훈’을 너무 피상적으로 받아들이거나 확대해석해 “소형차와 친환경차만이 살 길”이라는 식으로 전략을 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가가치가 있는 제품을 만들어 수익성을 높이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항구 박사는 “소형차의 판매가 다소 늘기는 하겠지만 기대만큼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소비자들은 다시 대형차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소비자도 미국 소비자들의 패턴을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기자동차 등 미래차도 경제성 면에서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준까지 오르려면 적어도 2025년은 돼야 한다. 친환경 차량으로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을 따라잡지 못하면 미래 생존을 보장할 수 없지만, 당장 친환경 차량 개발에 주력한다고 해서 살 길이 열리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우선은 철저하게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는 것이 급선무인 셈이다.
복득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다변화된 라인업과 시장, 브랜드 가치와 규모의 경제를 동시에 확보한 기업이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더 심해질 환경에 대응하려면 시장과 제품, 기술력에 균형이 잡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복 수석연구위원은 그 같은 기본을 다 갖춘 기업으로 폴크스바겐을 꼽았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노사문제를 꼽았다. 특히 이번 위기 과정에 체질 개선을 하지 못한 것이 앞으로 경제 회복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어 올해 현대·기아차의 노사 협상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GM대우 매각 - 인력 감축 없어 경-소형차 개발기지 역할할 것”그리말디 사장 회견▼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자동차 사장(사진)은 2일 “GM 본사는 GM대우를 매각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리말디 사장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GM대우는 ‘뉴 GM’의 일원으로 정상적인 영업을 계속한다”며 “GM대우는 뉴 GM이 탄생하는 과정을 충실히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GM대우의 구조조정 계획과 관련해서도 정규직 사원들에 대해 어떠한 해고나 조직개편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GM대우의 고객과 협력업체들도 그대로 서비스를 받거나 영업을 하게 될 것이며, GM대우와 외부 부품업체 등 GM의 모든 협력업체가 정상적으로 대금결제를 받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말디 사장은 지분 매각이나 GM대우를 GM의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기지로 만들라는 등 산업은행의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의견을 밝힐 수 없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GM 본사가 미국 정부와 한 합의에 따라 GM의 해외 영업장은 독자적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GM 본사가 GM대우에 자금 지원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은행과 다른 한국 은행들의 자금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산업은행과 계속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리말디 사장은 앞으로 GM대우의 역할에 대해 “뉴 GM에서도 지금과 같이 경차 및 소형차 개발기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계속해서 새 모델을 출시하고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단했던 신차 개발 프로젝트를 모두 재개했으며, 올해 하반기에 ‘마티즈’ 후속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출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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