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직장생활 4년차 윤모씨(29, 여). 선배들이 흔히 말하는 직장생활 3년 고비를 넘기고 나니 요즘은 그나마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경력에 비례해 밀려드는 엄청난 양의 업무와 회사의 기대, 그리고 상사와의 갈등 등으로 정신적으로는 더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한다.
“요즘 두통 때문에 두통약이 아예 필수품이 돼버렸어요. 심지어 두통약이 가방에 없으면 불안할 정도라니까요. 약을 과다복용해서인지 요즘은 불면증도 부쩍 심해지고, 입맛도 없어요. 그래서 조만간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볼 생각이에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저건 내 얘기잖아”라며 고개를 끄덕일 터. 동시에 왜 자신이 두통, 불면증, 각종 대장 질환 등에 시달려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원인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버릇처럼 입에 달고 사는 지긋지긋한 ‘스트레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노르에피네프린(NE), 코티솔(cortisol), 성장호르몬(GH), 남성호르몬(testosterone) 등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이들 호르몬을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하는데, 이들 스트레스 호르몬은 자율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쳐 소화가 되지 않고 근육을 긴장시키며 어지러움, 협심증과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장애, 두통, 기관지, 천식, 대소변 장애, 성기능 장애,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비만 등을 일으킨다.
이중 가장 흔히 경험하는 것이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성두통과 편두통.
전체 두통의 40%를 차지하는 긴장성 두통은 주로 관자놀이, 뒷목, 머리의 뒤쪽, 어깨 등이 뻐근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데, 심한 경우 구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통증은 몇 시간 내에 사라지기도 하지만 몇 일, 몇 주, 심한 경우에는 몇 달씩 지속되기도 한다.
일단 긴장성 두통의 증상이 나타나면 안정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만약 안정을 취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으면 근육 이완제나 진통제, 일부 정신과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또한 흡연과 음주로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담배와 술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머리의 혈관을 지배하는 자율 신경계의 신경 일부를 정상화시키는 신경 치료나 긴장성 두통을 일으키는 근육을 찾아 통증 유발점을 치료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다.
편두통은 20, 30대 여성뿐만 아니라 40대 이후의 여성이나 남성에게도 흔하게 발생한다. 편두통의 특성은 한쪽 머리가 콕콕 쑤시는 박동성 통증이다. 흔히 “머리가 욱신거린다” “딱따구리가 관자놀이를 부리로 찍는 것 같다”라는 표현이 박동성 통증을 표현한 것.
편두통에서 통증의 정도는 매우 다양해서 가벼운 두통에서부터,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할 정도의 심한 두통이 발생하며 대개 몇 시간에서 3일 정도 지속된다. 편두통 환자들은 두통이 있을 때면 소화가 안되거나 속이 메슥거리고 심하면 구토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두통이 있는 쪽의 눈이 아프거나 충혈되고, 머리를 흔들면 두통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시야에도 이상이 생겨 사물이 일그러져 보이거나 밝은 반점이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심하면 어지럼증과 감각장애나 마비가 동반되기도 한다.
편두통의 고통이 찾아오면 우선 밝지 않고 조용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두통이 있는 부위를 지압하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좋다. 커피가 일시적으로 효과를 나타내기도 한다. 흡연이나 피임약 등 두통을 유발하는 약물은 금하는 건 기본.
그러나 편두통은 긴장성두통보다 잘 낫지 않기 때문에 침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는 것이 좋다.
이러한 두통을 예방하는데 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보다 더 좋은 약은 없다. 여기에 규칙적인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하면 더 좋지만 격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럴 땐 최소한 취침 전에 스트레칭을 통해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목덜미나 어깨 등을 마사지 해주도록 한다. 또한 뜨거운 물찜질이나 목욕 또는 족욕 등으로 피로를 풀어주면 숙면을 취할 수 있어 그나마 스트레스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두통 뿐만 아니라 직장 내 직무 스트레스로 인해 육체적인 질병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질환까지 앓고 있는 직장인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뇌에 직접적인 손상이 갔거나 일종의 ‘정신병’으로 분류하는 질병 외에 직무 스트레스와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것은 수면장애, 적응장애, 대인공포증, 불안증, 신경쇠약증 등 비교적 가벼운 질환이다.
그러나 이 같은 증상들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업무능력 저하, 의욕 저하, 잦은 결근 등으로 인해 우울증이나 조울증 등으로 병이 커지기 쉽고, 업무능력이 떨어짐에 따라 그로 인한 자책감으로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꼴이 돼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발전하게 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도움말- 경희대 의료원 신경과 이태규 교수>
스트레스 점검표
# 신체상의 징조
1) 숨이 막힌다.
2) 목이나 입이 마른다.
3) 불면증이 있다.
4) 편두통이 있다.
5)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6) 목이나 어깨가 자주 결린다.
7) 가슴이 답답해 토할 기분이다.
8) 식욕이 떨어진다.
9) 변비나 설사가 있다.
10) 신체가 나른하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
# 행동상의 징조
1) 반론이나 불평, 말대답이 많아진다.
2) 일의 실수가 증가한다.
3) 주량이 증가한다.
4) 필요 이상으로 일에 몰입한다.
5) 말수가 적어지고 생각에 깊이 잠긴다.
6) 말수가 많고,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을 펼칠 때가 있다.
7)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낸다.
8) 화장이나 복장에 관심이 없어진다.
9) 사무실에서 개인적인 전화를 하거나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증가한다.
10) 결근, 지각, 조퇴가 증가한다.
# 심리, 감정상의 징조
1) 언제나 초조해지는 편이다.
2) 쉽게 흥분하거나 화를 잘 낸다.
3) 집중력이 저하되고 인내력이 없어진다.
4) 건망증이 심하다.
5) 우울하고 쉽게 침울해진다.
6) 뭔가를 하는 것이 귀찮다.
7) 매사에 의심이 많고 망설이는 편이다.
8) 하는 일에 자신이 없고 쉽게 포기하곤 한다.
9) 무언가 하지 않으면 진정할 수가 없다.
10)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위의 표에서 1, 2, 3의 각 항목에서 해당되는 경우가 4개 이상이면 스트레스 수준이 비교적 심각한 수준에 있음을 의미한다.
구글검색 '직장인 긴장성두통'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