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14일 금요일

지원 기업별로 ‘맞춤식 전략’ 짜야

최근 국내 대기업들은 지원자들의 역량과 인성, 조직적응력 등을 면밀히 평가하기 위해 채용전형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공기업과 금융기업을 중심으로 학력과 연령 제한을 철폐하는 등 최근에는 일반기업들 사이에서도 전통적인 채용방식을 탈피하고 채용양식에 변화를 주고 있는 추세다.

 

특히 ‘면접 강화’로 기업문화에 맞는 인재를 뽑으려는 기업들이 늘면서 구직자들은 지원기업에 맞는 맞춤식 취업전략을 세워야 한다.

올해 채용제도에 변화가 있는 기업사례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먼저 총 5,000여명 정도의 인력채용을 진행하는 삼성전자는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때부터 영어회화 능력을 엄격하게 검증하기로 한 데 이어 소정의 공학교육 인증 프로그램을 이수한 공대 졸업생들을 우대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공학교육 인증 프로그램에 의해 학위를 취득했거나 취득예정인 지원자에 대해 면접시 최대 10%의 가산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채용과정은 서류전형 후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프레젠테이션 면접, 집단토론, 영어회화 면접 등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고 있어 지원자들의 철저한 면접준비도 필수다. 집단토론에서는 독선적으로 자기주장을 펼치기보다 주제에 대한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분석적인 대안을 제시한 응시자가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또 적극적인 경청 자세를 보여주는 것도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는 한 방법. 또 이 회사는 임원 4명이 지원자 한 명을 대상으로 10~15분간 개별면접을 진행한다. 질문은 지원자가 제출한 자기소개서 내용부터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묻는 것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열린 채용을 통해 자질과 능력만을 기준으로 인재를 선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원자들이 전공과 역량에 가장 맞는 직무를 폭넓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우수인재 확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기존 수시채용에서 연 2회 정시채용으로 변경했다. 정시채용을 통해 우수 이공계 인재는 물론 상경 및 인문계열의 인재들도 폭넓게 채용할 방침이다. 또 신입사원 정시채용부터 우수인재 검증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기존 1단계 면접을 직무면접과 인성면접의 2단계 면접으로 심화할 예정이다.

총 3,000명 정도의 신규인력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LG전자는 신입사원 채용을 상반기와 하반기 2회 진행하고, 경력사원은 월 1회 채용할 예정이다. 특히 LG전자는 채용인력 가운데 1,500명 이상을 R&D 분야에서 선발한다고 밝혔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 RPST(Right People Selection Test·직무 및 적성검사) → 면접전형’ 순이다. 면접은 인성면접, 직무 프레젠테이션, 영어 테스트 등의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15분간 이어지는 ‘인성 파악’ 면접은 응시자가 LG전자가 원하는 인재상인 ‘바람직한 인재’(Right People)에 부합되는지를 파악하는 단계이며 2단계인 ‘직무능력 검증’ 절차는 응시자가 직무와 관련된 문제를 얼마나 효율적이고 설득력 있게 풀어가는지 검증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특히 응시자의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력을 평가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진행하기도 한다. 3단계는 영어 테스트. 영어에 자신 있는 사람들조차 쩔쩔맬 정도로 까다롭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올 상반기 200여명 정도의 채용을 진행할 예정인 우리은행의 채용은 ‘서류전형 → 상식·경제·금융 관련 논술 필기시험→ 인·적성검사 → 합숙 실무자 면접 → 임원면접’ 등으로 진행된다. 직무별로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채용시 면접비중을 높였고, 자기소개, 집단토론, 프레젠테이션, 게임 등을 통해 검증하는 과정을 만들어 놓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은 다양한 방식의 면접기법을 적극 도입해 지원자들의 자질과 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4~6월께 300여명 정도의 채용을 예상하고 있는 CJ의 채용은 ‘서류전형 → BJI(비즈니스 상황에서의 가치판단)테스트 및 인지능력검사 → 면접 → 신체검사’ 순으로 진행된다. BJI테스트 및 인지능력검사는 여러가지의 돌발상황을 제시하고 지원자의 대처상황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회사의 기업문화에 맞는 행동을 선택할 경우에만 점수를 준다.

면접은 전문성 면접과 역량 과정으로 진행되며 전문성 면접은 지원자의 학력, 경력, 전문지식·스킬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역량 면접은 지원자가 지원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검증하는 면접 프로세스로 지원자가 과거 어떤 행동을 했는지 탐색해 지원자의 미래 퍼포먼스를 예측·평가한다. 특히 CJ는 젊은 기업, 도전하는 기업의 이미지에 맞게 유연한 사고력과 오픈 마인드, 그리고 책임감이 강한 인재상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토익·토플성적 가산점 제도를 폐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토익·토플 환산점수에 따라 가산점을 부여했으나 올해부터는 700점 이상이면 모두 동일한 점수를 받게 된다. 따라서 이 기업에 지원하는 구직자들은 토익점수보다는 면접준비에 비중을 더 두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에는 서류전형 지원시 학점제한과 연령제한 등의 요소도 모두 철폐했다. 이 회사는 토익·토플점수나 학점 등의 기준으로 인해 실무능력을 갖춘 우수인력이 지원할 기회조차 놓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채용조건 완화로 진입장벽을 낮춰 좀더 많은 구직자들에게 지원기회를 주기 위해 채용제도에 변화를 꾀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특정과목의 점수만 높은 인재가 아닌 적극적이고 역량 있는 인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좀더 폭넓게 갖기 위함이기 때문에 구직자들은 이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올해부터 회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적성검사 툴(Tool)로 지원자를 평가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외부에서 만들어진 인·적성검사 툴로 지원자를 평가했지만 올해부터는 기업문화에 보다 적합한 인재채용을 위해 두산의 인재상과 필요역량 수준을 체계적으로 분석, 자체개발한 인·적성검사 시스템을 새로이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LG화재는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무형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면접을 강화하는 등 면접전형에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올해부터 더욱 심층적인 면접을 도입했다. 지난해까지는 서류전형에 합격한 모든 지원자를 대상으로 1·2차 면접을 하루에 걸쳐 모두 진행했는데 올해는 1차 면접 합격자에 한해 2차 심층면접을 도입했다. 면접방법에서도 ‘토론식 면접’을 새로 도입할 계획이다. 올해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전공필기시험을 폐지했다. 대신 시사·논술시험과 자체개발한 ‘역량면접’ 기법을 도입했다. 역량면접은 임원들이 지원자 1인당 30분씩 집중면접을 통해 농수산물유통공사의 비전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역량을 지닌 지원자를 선별하는 것. 따라서 지원자들은 미리 업계 시장동향에 대한 자료조사 등을 통해 면접준비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대림산업은 현장 실무능력을 갖춘 신입사원을 선발하기 위해 다양한 면접전형을 도입하고 있다. 신입사원 선발과정은 크게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면접전형 등으로 진행되며 면접전형은 프레젠테이션 면접, 집단토론 면접, 임원면접의 3단계로 구성돼 있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의 경우 건설업계 동향이나 직무 관련 내용을 주제로 20분 정도 준비시간을 준 뒤 10~15분 정도의 발표시간을 통해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한다. 집단토론 면접은 30~40분에 걸쳐 다수 대 다수의 형식으로 진행되며 토론 과정 중 지원자의 조직친화력과 논리적인 사고력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삼성중공업도 세분화된 채용절차를 통해 인력선발에 나서고 있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프레젠테이션 면접, 집단토론, 영어회화 면접 등으로 나뉜다. 5인 1조 형태인 집단토론은 40~50분 정도 시행되며, 토론 주제는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찬반을 논하라’ 등의 주로 최근 사회이슈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다. 토론시 지원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논리성, 대인관계 능력 등을 평가한다. 임원면접은 1인당 10분 정도 소요되고 지원자의 인성을 평가할 수 있는 질문이 주를 이룬다. 지원자의 기본 됨됨이나 성향, 기업문화와 잘 맞는 사람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또 영어면접은 3인 1조로 시행되며 원어민 2명이 면접관으로 참석한다. 특히 이 회사는 영어회화 능력 우수자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하기 때문에 평소 영어능력을 향상시켜 놓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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