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6일 목요일

게임업계 사원복지 1순위 '화장실을 바꿔라'

게임업계 직원들의 말 못할 고민은 바로 장시간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따르는 '치질 공포'다. 이때문에 최근 게임업체들 사이에 직원 복지 차원에서 화장실에 비데를 놓는 등 화장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RF온라인’으로 유명한 온라인 게임업체 CCR은 지난달말 모든 화장실에 비데를 설치했다.

 

CCR측은 치질 등의 고통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근무 환경 개선 차원에서 비데를 놓게 됐다고. 특히 하루 종일 앉아서 근무를 해야 하는 개발자, 운영자 및 여직원들은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CCR 관계자는 "비데 설치 소문을 듣고 다른 층에 입주해 있는 타회사 직원들까지 이용하는 경우가 빈번해 정작 혜택(?)을 누려야 할 CCR 직원들이 화장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발견되곤 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이처럼 게임업계에 비데 설치가 새로운 트렌드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작년 여름부터다. 현재까지 CCR 외 NHN, 웹젠, CJ인터넷, 엔플레버, 넷타임소프트 등이 비데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8월과 11월 각각 분당과 구로로 사옥을 옮긴 NHN과 CJ인터넷은 이전과 동시에 비데를 설치한 경우이며, 웹젠과 엔플레버 역시 건물주에 요청해 작년 여름과 겨울에 비데를 놓았다. 넷타임소프트는 입주한 건물 자체에 비데가 설치된 경우다.

 

그 외 화장품,샴프 등 비치를 통해 기타 편의를 제공하는 게임업체들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고급 샴프, 비누, 치약을 화장실에 항상 비치해두고 있으며, 넥슨, 네오위즈, 액토즈소프트 등은 방향제나 핸드크림, 치약 등을 제공하고 있다. CJ인터넷은 여자 화장실에 화장을 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마련하기까지 했다.

 

이와 반대로 수백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중견 게임업체들 가운데 추운 겨울에도 화장실에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직 좌변기가 없는 곳도 있어 첨단산업이라고 불리는 게임업계의 화장실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CCR 윤석호 대표는 비데 설치 등 화장실에 대한 배려를 통해 “안락한 근무 환경 조성은 직원들 사기 진작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좋은 게임 개발과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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